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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양공고 이미 패쇄된 주택전시관이지만, 1순위청약이 마감된 12월 15일 현재까지도 수정하지 않고 있다. |
ⓒ 성광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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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은평뉴타운의 1순위 분양이 14일로 마감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쏠림현상이 극심하여 1C-5블럭 대형 평형 일부는 23세대에 12세대만 청약해 50%를 갓 넘기는 청약률을 보였는가 하면 1B-14블럭의 경우 4세대 모집에 208건이 접수되어 52:1의 경쟁률를 나타내기도했다.
1순위 분양결과만을 놓고 보면 성공적인 듯 보이지만, 실 청약자의 한 사람으로써 분양과정을 지켜볼 때 일부 정치인의 인기몰이라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분양 과정 자체가 서울시와 SH공사가 직접 진행한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허술했기 때문이다.
SH공사 홈페이지의 분양공고에는 주택전시관을 개관하고 있다는 안내문이 버젓이 나와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민들의 점거농성으로 현장이 폐쇄되어있었다. 게다가 현장에는 청약자를 안내해주는 SH공사 직원도 한명 없었다.
다행히 팜플렛을 들고 서있는 다른 방문자를 발견했다. 그러나 팜플렛은 보이지 않았다. 그에게 어디서 팜플렛을 받았는지 물어봤더니 전시관 뒤편에 떨어져있는 현장 사무실을 가르켜주었다.
그 사무실에서 직원들을 만났지만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분양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구역별 분양인지 아닌지조차 모르는 형편이었다. 결국 전시관 방문의 소득은 팜플렛 하나였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평형과 배치도 조감도에 대한 정보가 1순위 청약시작일에도 SH공사 은평뉴타운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와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1순위 분양이 시작된 후에야 조감도와 배치도가 PDF파일로 올랐다.)
결국 인터넷을 뒤져가며 다른 네티즌들이 올린 조감도 등을 구해야 했고, 그것마저 구하지 못한 청약자들은 빈약한 정보만을 가지고 청약을 신청했다. 나는 인터넷을 뒤지는 과정에서 원하지 않던 곳에 청약해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물론 내 조급함과 우매함의 결과이긴 하지만, 공사 측은 분양가를 낮췄다는 자랑에 힘쓰기보다 이런 안내에 신경을 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공사가 자신들에 의해 과대포장된 가격을 조금 낮춰놓고 자랑하는 사이, 서민들은 애태워가며 정보를 구하러 다녀야 했다.
과연 이것이 서울시민을 위한 뉴타운 분양인지 아니면, 그저 이미 과대포장된 가격에서 조금 떨어뜨린 것을 자랑하며 일부 정치인의 인기를 높이기위한 분양이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수 없다.
인기몰이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은평뉴타운을 내집 마련의 기회로 생각했던 시민들은 폐쇄된 주택전시관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고, 청약 전날과 시작날에는 인터넷을 헤매야 했다. 서민들이 느꼈던 절박함의 악몽은 은평뉴타운 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시와 SH공사가 꼭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 아닐까 한다.